은마아파트 집주인들이 총선 이후 양도세·보유세 회피용 매물의 가격을 더 낮춰 급매물로 내놓고 있다, 사진은 은마아파트 전경.

21대 총선 이후 강남권 주요 단지의 매물 가격 조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보유세 부과 기준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마음이 급한 집주인들이 급매물 가격을 더 낮추면서 작년 고점 대비 3억∼4억원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전용 84㎡ 급매물은 작년 고점 대비 4억원 떨어진 18억8000만원에 나와 있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면적 84㎡는 고층이 최근 16억9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는데 작년 12월 20억원에 육박했던 가격과 비교하면 3억원이 하락했다. 이 아파트의 전용 59㎡도 이달 초 15억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12월 고점 17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6000만원이 떨어졌다.

잠실 일대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황이 급한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워낙 싸게 내놓다 보니 급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는 '절벽'을 넘어 '실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지난 3월 4312건으로 직전달 8291건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줄었으며 4월 현재 거래량은 710건에 불과하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대는 12·16 대책 직전과 비교해 5개월 만에 거래량이 70∼80% 급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떨어져 동일한 낙폭을 기록했다. 재건축 및 고가단지가 밀집한 강남 3구가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은 정부의 규제 기조와 보유세 과세 기준일 전 매물 증가, 코로나에 따른 매수 관망세 유지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양천구(-0.05%)도 재건축 단지인 목동신시가지 위주로 하락 전환했다.

마용성도 마포구 -0.07%, 용산구 -0.05%, 성동구 -0.02% 순으로 낙폭이 컸다. 이들 지역도 관망세로 매물 적체되며 주요 가격 선도 단지에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일제히 보합 유지되며 강북 전체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의 2·20 대책으로 전 지역이 규제 대상이 된 수원은 팔달구만 화서역 인근 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장안구, 권선구, 영통구 등지는 실물경제 위축 우려에 따른 관망세로 보합을 유지했다. 수용성 지역 중에서는 성남 분당구(-0.08%)가 중대형 평형 등 상대적 고가 단지 위주로 내림세 보이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코로나 확산 및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로 매수 심리 및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해운대구(-0.11%)는 우·중동 일대 구축 위주, 기장군(-0.07%)은 신규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기장·정관읍 위주, 동구(-0.06%)는 범일·초량동 구축 위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