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올해 초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던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장 아파트가 모인 강남구와 서초구는 3주째 -0.2%대 가격변동률을 보였다.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4월3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아파트 가격변동률은 -0.19%를 기록했다. 전주 -0.2% 대비 소폭 감소했

으나 하락세는 여전하다.

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구와 서초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강남구는 최근 6주간 가격변동률이 Δ-0.14% Δ-0.16% Δ-0.24% Δ-0.27% Δ-0.25%로 3주 연속 하락률 0.2%를 넘겼다. 서초구 역시 Δ-0.14% Δ-0.17% Δ-0.24% Δ-0.26% Δ-0.24%로 추세가 비슷하다.

송파구는 Δ-0.08% Δ-0.1% Δ-0.12% Δ-0.18% Δ-0.19% Δ-0.16%로 0.1%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강동구만 Δ0.01% Δ0% Δ-0.01% Δ-0.02% Δ-0.03% Δ-0.04%로 변화가 적은 편이다.

감정원은 강남권 아파트의 하락 원인으로 여당의 총선 압승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꼽았다. 보유세 과세일 역시 하락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선거 이후 정부규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을 맞아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매수관망세 유지로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권 아파트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상승요인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월 계약일 기준 실거래가 신고를 살펴보면 확실히 15억원, 9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많이 줄었다"며 "아무래도 코로나19가 매수심리 위축에 영향을 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최근 대출규제에 이어 법인 부동산 거래까지 들여다보면서 거래량과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하반기도 정부의 세금강화 기조 등을 봤을 때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부분 15억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값 특성상 정말 현금을 쌓은 부자가 아니라면 선뜻 집을 산다고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장률까지 역성장으로 돌아선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환경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을 안전자산이라고 보지만 '부동성'의 특징 때문에 가격이 내려갈 때 정작 매매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현금과 예금이 더 안정적인 자산관리 방법이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들로 인해 강남의 아파트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